저는 타이완(대만) 사람이에요.
요즘 한국 거리를 걷다 보면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아졌죠.
특히 명동, 홍대, 강남 일대는 다시 예전처럼 활기가 돌아온 느낌이에요. 그런데 최근 이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어요. 바로 ‘대만인 배지(I’m from Taiwan)’를 다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 배지에는 “대만 사람이에요” 혹은 “I’m from Taiwan”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대만 국기나 귀여운 캐릭터가 함께 그려져 있어요. 얼핏 보면 그냥 기념품 같지만, 사실 이 작은 배지에는 복잡한 감정과 현실이 담겨 있다고 해요.

대만 여행객들, 왜 배지를 달기 시작했을까
시작은 대만의 SNS 플랫폼 ‘스레드(Threads)’였어요. 한 대만 누리꾼이 “요즘 한국에서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나도 이런 배지를 달아야 할까?”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면서 이슈가 됐죠.
그 사진 속 배지는 “대만 사람이에요”라는 문구가 선명히 적혀 있었어요.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외모로 구분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런 배지를 달아야 안전하다는 게 너무 슬프다” 같은 반응이 이어졌어요. 심지어 일부 중국 본토 네티즌들이 “이 배지를 달면 피해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해요.
실제로 한국 내 반중 정서, 존재하긴 할까?
안타깝지만 사실이에요. 2025년 들어 한국 내 반중 감정이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아요.
지난 4월에는 서울 시내버스에서 중국어를 쓰던 여성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고, 비슷한 시기 대만 남성을 중국인으로 착각해 폭행한 사건도 있었죠. 이후에도 홍대 일대에서 대만 유튜버가 폭행을 당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한국에서 대만인도 중국인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어요.
이런 사건들이 누적되다 보니, 이제는 단순한 온라인 여론이 아니라 여행자들의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배지를 다는 이유는 ‘공포’가 아니라 ‘방어’
배지를 다는 대만 여행객들의 마음을 단순히 ‘중국이 싫어서’로 해석하기는 어려워요. 그보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 혹시 모를 갈등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심리’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대만 매체 ETtoday는 한국을 찾은 대만 여행객들이 “택시나 음식점에서 중국인으로 오해받고 불친절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보도했어요. 또 “배지를 달면 점원의 태도가 달라지더라”는 후기도 전했죠.
이런 점 때문에 “요즘 한국 갈 때 꼭 필요한 필수품”이라는 말까지 나온 상황이에요.
한국 사회의 반응은?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대부분은 “극단적인 일부만 그렇다”, “대만 분들에게 미안하다”, “한국이 그런 나라로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안함과 공감을 표현했어요. 실제로 ‘#대만사람이에요 배지’라는 해시태그 아래엔 “대만 친구들, 한국에서 편히 머물다 가세요”라는 응원 글도 많아요.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한 불편함이 누적된 결과일 뿐”이라며, 반중 정서의 원인을 복잡한 사회적 피로감에서 찾는 목소리도 있어요.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 중 약 3분의 1이 중국인이었고, 한 달 동안 60만 명이 넘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런 급격한 유입은 일부 시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죠.

정부의 대응과 앞으로의 방향
이재명 대통령은 “국격을 훼손하는 혐오 행위를 방치할 수 없다”며 행정안전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지시했어요. 이후 경찰은 혐오성 시위나 폭언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혐오 현상은 정치적 갈등이 국민 감정으로 번진 결과”라며, 시민사회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사실 여행은 설렘으로 가득해야 하는 일인데, 요즘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대만인들도, 한국인들도 서로 불안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이런 배지가 필요 없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작은 배지 하나에 담긴 메시지가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서로를 오해하지 않고 존중하자”는 바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오늘 한국을 찾은 모든 외국인 여행객이 따뜻한 미소로 한국을 기억하길, 그리고 우리도 그 미소를 지켜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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